[부동산]부동산 중개업소 ‘덩치키우기’ 붐

  • 입력 2002년 6월 18일 19시 59분


부동산 중개업소가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100명 이상 임직원을 보유한 기업형 중개업소가 출현하는가 하면 중개업무도 주택 매매에서 대형 빌딩이나 아파트 사업장 알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본사를 둔 ‘포시즌컨설팅’은 기업형 중개업소의 대표주자. 서울에만 6개 지점이 있으며 일산신도시와 청주에 이어 최근에는 제주에도 지점을 냈다. 직원은 700여명. 이 회사는 이르면 올해 말 중국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강남구 신사동과 삼성동에 있는 동주컨설팅도 15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대형 중개업소다. 이 밖에 새한중개주식회사나 대호부동산 등도 많게는 70여명의 영업직 사원이 소속돼 있는 대형업소다.

중개업소가 대형화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광범위한 영업망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 포시즌컨설팅 정성진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공인중개사가 대폭 늘어나 예전 같은 복덕방식 영업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형 빌딩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중개할 수 있는 규모와 능력을 갖춘 업체들을 선호한다는 점도 기업형 중개업소의 출현을 재촉하고 있다.

동주컨설팅 조기현 사장은 “중개업소가 단순히 매매를 주선하는 게 아니라 변호사나 건축사 리모델링 전문가들과 연계한 통합 서비스업체로 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투자펀드들이 한국 빌딩을 사들일 때도 기업형 중개업소가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말 현재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으로 등록한 중개업소는 660개로 98년(180개)보다 3.6배나 늘었다. 법인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3명 이상의 공인중개사나 중개인을 보유해야 한다. 또 중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인사업자가 보상해주는 한도액은 1억원이지만 법인은 1억5000만원이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