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미국 악재’에 반도체주 비명

  • 입력 2002년 6월 19일 17시 50분


증시가 미국발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국내 주가도 더 하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발 주가폭락〓미국의 잇단 악재가 주가폭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19일 미 법무부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D램 업체에 대해 불공정거래 조사를 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고, 오라클과 AMD 등 정보기술(IT) 업체의 2·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여파로 나스닥선물지수가 44.50포인트(3.79%·오후 3시 현재)나 폭락했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1501억원어치나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가 된서리를 맞았다. 오전에 36만6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99%나 떨어진 34만8500원에 마감됐다. 장중 고점(高點)에 비해선 4.78%(1만7500원)나 떨어졌다. 하이닉스반도체(13.43%) 나리지온(9.62%) 크린크레티브(7.66%) 풍산마이크론(9.20%) 동진쎄미켐(8.71%) STS반도체(9.98%)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꼬이는 수급도 문제〓고객예탁금이 17일 기준으로 9조7571억원으로 올들어 가장 적었다. 3월14일 사상 최대치(12조7349억원)에 비해 2조9778억원이나 줄어든 것. 그만큼 주식을 사려는 개인투자자들이 감소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기관들도 주식매수에 머뭇거리고 있다. 자산이 200조원에 이르러 국내 최대 금융기관인 국민은행이 보유 중인 주식은 500억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 교보 등 생명보험회사들도 주식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다. ‘큰손’이던 투자신탁이나 뮤추얼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조막손’이 돼버렸다.

한편 담배인삼공사는 21, 22일 중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공모한다.

▽760선이 지지선이기는 하지만…〓그동안 지지선 역할을 하던 800선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760선이 1차 지지선으로 기대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 상승폭의 38.2% 하락이 이 수준이기 때문. 2·4분기 중 국내 기업의 이익이 1·4분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큰 폭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더 하락하면 국내 증시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가가 떨어지면 외국인도 매도할 것이고, 기관이 증시 안정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주가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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