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번 써보고 사세요”…車 PDA등 ‘체험마케팅’행사붐

  • 입력 2002년 6월 19일 17시 53분


LG전자의 홈 네트워크 체험관(위)과 대우자동차의 6기통 매그너스 체험 행사
LG전자의 홈 네트워크 체험관(위)과 대우자동차의 6기통 매그너스 체험 행사
“그냥 사지 말고 써 보고 사세요.”

‘체험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자 자동차 생활용품 등 소비자생활 전 분야에 걸쳐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체험마케팅은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품질’에 자신 있는 기업들이 선호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이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이 돼 소문을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는 장점도 있다.

대우자동차는 4기통 중형차 고객 100명을 뽑아 이달 말까지 새로 개발된 ‘6기통 매그너스’를 타보게 하고 있다. 6기통 엔진은 4기통 엔진보다 소음이 적고 힘이 세 운전할 때 승차감이 좋다. 특히 대우차는 이번에 개발된 6기통 엔진의 연비가 ℓ당 11.3㎞(오토·DOHC 기준)로 4기통 엔진과 비슷해 연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자신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부터 1년이 넘도록 ‘SM5 체험행사’를 진행중이다. 소비자가 전국 100개 영업소에 예약하면 10만㎞ 이상 주행한 중고 차량을 타보게 한다. 최근 ‘SM5 2002년 모델’ 신차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오정환 국내영업총괄 부사장은 “체험 고객의 70%는 실제로 차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행사가 다양하다.

LG텔레콤은 경쟁사인 SK텔레콤 고객을 상대로 자사의 휴대전화 019를 써볼 수 있는 ‘체험단’을 모집했다. 이 행사를 통해 뽑힌 1만명의 중·고·대학생들은 24일부터 다음달까지 한 달 동안 무료로 019 서비스를 받게 된다. LG텔레콤 윤경훈 차장은 “그동안 3000여억원을 투자해 와 품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되는 개인휴대단말기(PDA) ‘넥시오’의 체험단을 30일까지 뽑는다. 50명이 8주일 동안 무료로 넥시오를 써 볼 수 있다.

체험관도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KT(옛 한국통신)는 월드컵을 앞둔 지난달 말 서울 삼성동에 ‘KT 플라자’를 만들고 무선랜 ‘넷스팟’ 등을 써보게 하고 있다. 초창기 1만5000명에 불과하던 방문객 수는 최근 4만∼5만명으로 늘었다. 분당에도 최근 ‘가정 디지털 서비스 시연관’을 열었는데 이를 통해 최근 내놓은 ‘가정용 무선랜’ 고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울 논현동에 빌트인 체험관을, LG전자는 삼성동에 홈네트워크 전시관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휴대전화 새 제품 체험단을 운영해본 모토로라코리아 장치영 마케팅 이사는 “220여명의 체험단 가운데 절반가량이 실제로 제품을 샀고 나머지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입소문을 내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피앤지의 섬유탈취제 ‘페브리즈’는 회식에 참가한 직장인이나 명절을 맞은 주부들이 직접 써본 뒤 섬유탈취제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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