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전쟁 잦아드나

  • 입력 2002년 6월 19일 18시 52분


미국의 외국산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로 시작된 세계 ‘철강전쟁’이 휴전 상태로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분쟁 당사국들이 잇따라 원만한 해결책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한국의 교역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세계 철강전쟁 완화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19일 경제계에 따르면 미국은 3월 발표한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 46개 철강제품을 제외한다고 1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이달 초에도 61개 제품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추가로 세이프가드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제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철강업계는 “세이프가드 발표 이후 미국 내 철강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강수요 업체들이 반발하자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다소 완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라고 풀이한다.

일본과 EU도 비슷한 유화제스처를 취하면서 미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낮추고 있다.

일본은 당초 18일부터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혀왔지만 보복관세 부과를 당분간 연기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미국이 철강 세이프가드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18일부터 미국 철강제품에 대해 3억달러 상당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던 EU도 관세 부과 결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국내 철강업계는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닫던 세계 철강전쟁이 수그러들면 수출환경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옛 포항제철) 관계자는 “미국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철강가격이 1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작년 말 t당 230달러였던 열연강판 가격이 최근 369달러까지 치솟았다”며 “자동차 전자 등 철강 수요업종의 반발이 심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 김성우 통상팀장은 “중국도 유화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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