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기관들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잇달아 내리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환율이 유로당 0.98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0.97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로화는 올 들어 가장 약세였던 2월1일에 비해 13%나 가치가 올랐다.
최근 씨티은행이 3개월 뒤 환율을 유로당 0.96달러에서 1.02달러로 수정 전망하는 등 시장은 달러화의 추가 약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엔화환율도 24일 달러당 121.72엔에 거래를 마쳐 올 2월 134엔대에서 크게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엔화의 달러환율은 이번 주 120엔 밑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약세 우려〓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강한 달러’를 내세우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를 방치하는 듯한 분위기가 확연하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달러 약세는 정상적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비탈길을 내려가는 바위처럼 걷잡을 수 없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안정적이었던 달러화가 최근 약세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달러화 약세를 가장 걱정하는 쪽은 일본.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심각한 터에 일본 수출품의 달러가격이 올라 수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달러 약세에 따른 유로화 강세를 반기는 유럽도 대미수출이 줄고 여름철 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후유증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실적 악화 우려〓삼성 LG 현대 등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200원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5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1213원으로 올해 최고치였던 1332원(종가기준 4월12일)보다 119원이나 떨어졌다.
연초 ‘원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환율이 상당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당초 전망보다 좋지 않다”며 올해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1280원에서 1250원으로 더 낮췄다. 4·4분기(10∼12월)에는 1200원 선을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엔 예상 밖의 높은 환율과 저금리로 성장률이 낮았는데도 기업실적이 좋았지만 올해엔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