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남아도는 우유 어쩌나…흰우유 소비 감소

  • 입력 2002년 6월 26일 18시 20분


우유 소비량은 줄고 생산량은 크게 늘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원유(原乳)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되지 않고 고정돼 우유업계는 ‘매출은 줄고 원가 비용은 높아지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유가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흰 우유 소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흰 우유 소비가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체 우유 소비에서 흰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국내 우유 소비량은 1970년대까지 연평균 40%씩 늘다가 이후 증가폭이 작아지기는 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약 1.3%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흰 우유 생산량은 올 들어 지난해보다 약 9% 늘었다.

우유업체들은 대부분 낙농가나 낙농진흥회와 연간 계약으로 원유를 들여오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수급을 조절하기 어렵다. 또 낙농가 보호를 위해 생산된 원유를 거의 전량 수매하는 계약이 많다.

사육 기술이 향상되고 기온이 높아져 원유 생산량은 늘어나는 추세여서 우유업체들은 ‘안 팔리는 우유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된 것. 또 원유가격은 원유고시가격제도에 의해 정해지므로 원유량이 늘면 원가 부담도 커진다.

남는 원유는 탈지·전지분유로 가공 보관하는데 최근 재고 분유량은 적정량인 1만t을 크게 웃도는 2만t에 이른다.

한 우유업체 임원은 “농림부에서 원유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농가에 두당 20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젖소 3만두를 도축하는 정책을 4월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진척률이 낮다”며 “연말쯤 되면 도태되는 중하위업체 인수합병 등 우유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바로잡습니다]

‘남아도는 우유 어쩌나’ 기사 중 분유 적정 재고량과 현 재고량은 각각 1만t과 2만t입니다. 또 농림부가 집계한 젖소 도축 진척률은 6월말 현재 약 70%입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