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3세대 이동전화인 IMT-2000 서비스업체 윤곽이 드러나면서 직원 감축에 나선 곳도 있기 때문.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에릭슨코리아는 최근 직원 19명에게 휴직을 통보했다. 당초 이 회사는 전체 직원 87명 가운데 9월까지 61명을 해고할 계획이었으나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협상을 요구하면서 휴직통보대상자수가 줄었다. 10명은 이미 자진 퇴사했다.
한 경력직 사원은 “회사에서 지난해만 해도 반드시 IMT-2000 서비스를 딴다며 경력직을 30여명 뽑았으나 올해 SK텔레콤의 입찰에서 탈락하자 바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현재는 19명이지만 당초 계획에 따라 언제든 해고인력이 늘어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모토로라코리아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미국 모토로라 본사가 최근 전체 종업원의 7%인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여파가 한국에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한 직원은 “감원대상에 한국법인이 포함될지에 대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IT 경기가 가라앉은 데다 휴대전화 서비스가 4세대망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일감이 거의 없어 언제 구조조정 바람이 불지 알 수 없다”며 “요즘은 기술인력들이 자리를 옮기고 싶어도 뽑는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