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웃고 마이크론 울고…반도체 주력 세대교체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38분


반도체 D램 업계에 벌어지는 ‘비트크로스(Bitcross)’ 현상이 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램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구도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트크로스’가 발생한 시점을 주력 제품의 세대교체 시기로 꼽는다. 시장 조사 업체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D램 시장에서 256메가 제품의 비중이 1·4분기(1∼3월) 39%에서 4·4분기에는 68%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해 D램의 ‘128메가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선발 업체엔 호재, 후발 업체엔 부담〓비트크로스 현상이 일어나면 당장은 256메가 제품의 생산 비중이 높은 선발 업체가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원가 경쟁력을 감안할 경우 비트크로스는 장기적으로 대형 호재가 된다. 설비투자에 꾸준히 투자한 선발 업체는 원가부담이 줄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투자시기를 놓친 후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원가 압박으로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다.

이미 0.12㎛ 공정과 12인치 웨이퍼 라인을 도입한 삼성전자는 이런 이유로 현재 SD램 생산량의 60% 수준인 256메가 제품의 비중을 80%까지 높인다는 전략.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256메가 제품의 생산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자금압박 등으로 시의적절한 투자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D램 업계 구조조정 촉매제 될까〓반도체 전문가들은 D램의 세대교체가 만성적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D램 업계의 구조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인수에 다시 뛰어드는 것도 적기에 설비투자를 하지 못해 뒤진 경쟁력을 시장 지배력 강화 형태로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D램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후발 업체의 장기적 생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며 “비트크로스 현상이 결국엔 경쟁력이 처지는 업체들이 D램 사업을 포기하거나 틈새시장에 주력하도록 만들어 업계 구조조정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비트크로스=용량이 적은 D램(128메가) 2개 가격이 2배 용량(256메가)의 1개 값을 넘어서는 현상. 이렇게 되면 128메가 대신 256메가짜리의 수요가 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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