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일본은 3월말 현재 수주량이 한국을 앞서고 있다. 1·4분기(1∼3월) 수주 실적이 저조했던 한국 조선업계는 2·4분기(4∼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조선통계 전문 조사기관인 로이드의 집계 결과 일본은 1·4분기에 152만GT(총톤수·선박의 크기를 재는 단위)를 수주하며 세계 조선시장의 39.1%를 차지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131만GT를 수주한 한국을 약간 앞서고 있는 상황.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3.8%였다.
한국 조선업계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는 않았지만 2·4분기에도 일본의 수주량이 한국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일본은 전년 수주물량이 적었던 한국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던 199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98년까지 줄곧 조선업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은 99년 40.9%의 세계 시장 점유율로 30%의 일본을 앞서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한국 45.8%, 일본 28.5%로 그 차가 더욱 벌어졌다.
그러나 풍부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던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수주하는 전략을 펴면서 수주량 1위 자리를 2년 만에 일본에 다시 내주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체들은 올 2·4분기부터 수주 물량이 늘고 있어 일본에 빼앗긴 수주량 1위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의 수주량은 3월말 현재 5척, 42만GT에서 5월말 현재 22척, 120만GT로 늘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은 전체 수주물량에서 자국 선주(船主)들이 발주하는 물량이 50%를 넘는다”며 “다른 나라에서 발주하는 선박 수주 경쟁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일본을 훨씬 앞선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