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원양업체들은 하반기(7∼12월) 명태잡이를 거의 포기해 성수기인 추석 무렵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에서 받은 명태 쿼터 2만5000t 가운에 상반기에만 이미 2만2635t이 사용됐다. 남은 쿼터는 한번 출어하기에도 부족한 물량이어서 원양업계는 연말경 내년 쿼터와 연계해서 조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정부 쿼터 3만5000t과 민간 입찰쿼터 16만5000t 등 20만t의 명태 쿼터를 받았으나 올해는 정부 쿼터 2만5000t을 받는 데 그쳤다.
민간 쿼터를 확보하는데 실패한 이유는 러시아 정부가 총허용 어획량을 크게 줄이자 러시아 수산업체들이 과거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민간 입찰에 대거 참여해 쿼터를 차지했기 때문.
한국 수산업체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러시아 수산업체와의 합작조업 또는 공동어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러시아 측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해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해양부는 합작조업이 성사되면 명태 4만t가량을 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전체 공급량은 지난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입을 통해 공급 부족량을 충당할 방침이지만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이미 추석과 연말 성수기를 노린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작년 6월말 2만6402t에 불과하던 명태 재고는 지난달말 5만9833t으로 늘었다.
해양부는 “수입경쟁이 벌어지고 원화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명태값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