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기업은 지금까지 사내 인터넷망을 업무지시 수준 정도로만 사용했다. 좀 더 발전했다고 해도 현장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모아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기업이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죽어 있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기에 나섰다. 좋은 아이디어 제안자에게는 포상금을 주기도 하고 인사고과에도 높은 점수를 반영하는 등 기업들의 아이디어 활성화 방안도 다양하다.
서울 신라호텔은 5월 초 ‘아이디어 옥션제’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사내 인터넷망에 좋은 아이디어를 올리면 인터넷 중개인이 해당 부서에 그 아이디어를 전해주는 시스템이다. 만약 해당 부서에서 아이디어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까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신라호텔 김인 총지배인은 “보통 한국 기업은 다른 부서 업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관행상 금기되어 왔다”며 “그러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타 부서에 대해서도 충분히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아이디어 옥션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신라호텔은 채택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개인 마일리지를 부여해 점수가 높은 직원을 포상할 뿐만 아니라 인사 고과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테마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받되 월별로 주제를 달리하는 제도다. 7월의 주제는 ‘자랑하고 싶은 노하우’.
사내 ‘제안심의위원회’는 매월 제안된 아이디어를 심사, 우수 아이디어 제출자에게는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고, 부서별로도 30만∼70만원까지 상금을 준다.
한국미스터피자는 최근 사내 인터넷망인 ‘피자넷’을 통해 새로운 피자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응모한 직원 30여명의 아이디어를 모은 결과 고구마를 주재료로 사용한 ‘스위트 피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