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 “자율절전으로 윈-윈” 한전

  • 입력 2002년 7월 9일 17시 59분


지난해 7, 8월에 전력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최고 50%가량의 전력사용을 줄인 INI 스틸의 공장. [사진제공 INI 스틸]
지난해 7, 8월에 전력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최고 50%가량의 전력사용을 줄인 INI 스틸의 공장. [사진제공 INI 스틸]
철강업체인 INI스틸(옛 인천제철)은 매년 7, 8월이면 하루중 제품 생산공정 교체시간을 면밀히 검토한다. 전력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국적으로 전력수요가 올라가면 ‘최고 전력수요 시간(피크 타임)’인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공정 교체를 하기 위해서다. 사각형 형강에서 H자 형강 등으로 공정을 바꾸는 데는 2∼3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피크 시간대에 공정 교체를 하면 최대 전력수요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INI스틸은 지난해 7, 8월중 이 같은 공정 교체로 피크 시간대 전력수요를 평균 20만3940㎾까지 줄였다. 이는 피크 시간대 이 회사 전력 수요의 절반가량에 이른다.

홍태경(洪泰京) INI스틸 전기팀 차장은 “피크 시간대 전기수요 억제에 참여한 대가로 작년 7, 8월 두달간 한국전력으로부터 14억6800만원을 지원받았다”며 “이에 따라 한달 전기요금 115억원의 6%가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때 업종의 특성을 살려 ‘자율절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전은 자율절전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금전적 혜택을 준다. 전력 성수기 자율절전 참여 업체 수는 99년 237곳에서 지난해 392곳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400개 이상이 될 전망. 또 성수기 자율절전 전력부하는 지난해 평균 134만㎾, 올해는 140만㎾에 이를 것으로 한전은 보고 있다.

실리콘 망간과 고탄소 회로망간 등을 생산하는 동부한농 동해공장은 전기로에 전기를 3∼4시간씩 공급중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성수기의 ‘자율절전’에 참여하고 있다. 한전으로부터 ‘성수기 자율절전’에 대한 협조요청을 5월쯤 받으면 7, 8월중 조업단축 계획을 세운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는 성수기 ‘피크 시간대’에 비상용 자가 발전기를 돌려 전국적인 최고 전력수요를 낮추는데 참여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전기를 사용하는 놀이기구 등을 위해 2만㎾ 규모의 비상용 자가 발전기를 갖춰 놓고 있는데 한전으로부터 ‘공급 예비율이 낮아진다’는 등의 협조가 오면 자가 발전기를 가동한다. 지난해에는 평균 8200㎾가량을 줄였다.

서울 롯데월드도 2만4500㎾ 규모의 자가 발전기를 갖추고 지난해 전력 성수기에 평균 3200㎾가량을 절전했다.

한전 이장표(李莊杓) 수요 계획팀장은 “올해 예상 140만㎾ 자율절전 부하량중 88만㎾는 직접적으로 ‘전국 최고수요 전력’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약 6000억∼7000억원 이상의 발전설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기업과 한전이 모두 득을 보는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뜻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기업 및 기관들의 자율절전 참여 실태
연도기업 및 기관수(개)절전량(㎾)지원금액(만원)
1999 237122만615780억9000
2000 383114만4468 71억4146
2001 392134만8031 97억550
2002 400 이상(추정)140만-
절전량은 성수기 오후 2~4시의 사용전력이 오전 10시~낮 12시의 사용전력에 비해 20% 이상 낮거나 3000㎾ 이상일 때만 집계한 것임.
자료: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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