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장의 복합 문화 및 휴식공간’을 내걸고 어린이를 겨냥한 각종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구매력이 있는 부모를 불러오는 데는 아이를 ‘유혹’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키즈 마케팅’은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유통매장은 놀이터〓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다양한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다.
40여명을 수용하는 ‘플레이 타임’ 놀이터는 볼 풀장, 미끄럼틀, 텀블링 기기, 게임기 등 온갖 놀이기구로 가득 차 있어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 3명의 관리자가 상주해 엄마 대신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맡긴 사람만 아이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해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긴 뒤 쇼핑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이나라’ 등 어린이 놀이터를 매장 곳곳에 마련했다.
홈플러스 정선희 주임은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아이들 때문에 매장에 오는 이도 꽤 많다”면서 “특히 할인점의 타깃 고객이 어린이를 둔 30대 초·중반 주부이기 때문에 키즈 마케팅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전용 공간은 신규 점포일수록 커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이창승 대리는 “어린이 서적코너에 아이용 의자들이 비치되는 등 어린이 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면서 “신규 점포일수록 놀이터 등 아이들 공간이 급격히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이에 대한 세심한 배려〓쇼핑카트가 단순한 장바구니에서 무료한 아이를 위한 놀이기구로 변신하고 있다.
많은 유통업체가 앞다퉈 새로운 쇼핑카트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통은 5월부터 장바구니 기능만 갖춘 단순한 쇼핑카트, 아이가 철창 사이에 다리를 내밀고 앉을 수 있게 만든 카트, 어린이용 자동차와 유모차 등을 연결해 놓은 카트, 쌍둥이를 위한 카트, 작게 만든 어린이용 전용 카트 등 5종류를 갖춰 놓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5월 유모차를 결합시킨 새 쇼핑카트를 내놨다. 월마트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적은 깃발을 단 작은 크기의 어린이 전용 카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아이가 탄 차량의 경우 주차도우미가 유아동반 표식을 차에 붙여주고 매장과 가까운 쪽에 주차하도록 안내하거나, 지역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매장 견학 프로그램’, ‘무료 문화교실’ 등이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식품팀 이창환 부장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 관심을 가져주는 백화점에 대해 부모가 호의를 갖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