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이미지 높이기 안간힘…“기업 운명 좌우” 인식

  • 입력 2002년 7월 10일 19시 56분


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회사인 미국 맥도널드사(社)는 올 4월 자사의 사회기여 활동 내용을 담은 ‘사회책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이 회사의 환경보호 캠페인과 노동관행 개선운동, 장애인 고용촉진 활동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보고서는 맥도널드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상징’이라는 기업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보여준다.

기업이미지가 해당 기업의 운명을 상당 부분 좌우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 자체를 구입하지 않는다. 그 제품의 이미지를 구입한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을 통해 특정 욕구를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스타일을 ‘표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팔려는 기업들의 활동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그동안 이런 기업이미지 제고 활동은 그저 회사의 로고나 이름을 변경하는 ‘얼굴’ 바꾸기에 제한돼 왔다. 하지만 이번 한국능률협회의 기업이미지대상 수상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업이미지 제고 활동이 이제 ‘체질 바꾸기’로 발전했음을 잘 알 수 있다.

실무 부서가 제품 품질 및 서비스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진이 직접 경영 철학과 가치를 모든 사내 구성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멋진 옷(로고나 사명)’으로 바꿔 입는 것보다 ‘멋진 체격(기업활동 자체)’을 갖추는 것이 더욱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업들이 늘어났다.

올해 수상기업들은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투적인 표어나 경영 철학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투명함과 깨끗함으로 변신한 기업의 선전은 놀라웠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능률협회의 산업별 기업이미지 조사에서 신동방, 해찬들 등 일부 기업들은 확고했던 경쟁사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조사대상 44개 산업군 중 제과, 조미료류, 주류, 제약, 신용카드, 유무선통신, 종합상사, 대도시 등에서 이미지 1위 기업이 바꿨다.

가구, 정수기, 중공업·조선, 자동차, 컴퓨터·프린터, 제철·철강, 생활가전, 통신기기는 1위 기업의 이미지가 2위 기업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반면 속옷의류, 생활용품, 캐주얼·스포츠의류, 대형유통, 학습용 도서출판, 외식산업, 증권 등에서는 1, 2위간 차이가 매주 적었다.

기업이미지를 높이려는 각 기업들의 노력은 결국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