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176명 송환 강력추진

  • 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41분


서울지검(이범관·李範觀 검사장)은 범죄를 저지른 뒤 해외로 달아난 국외도피사범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전담 검사를 지정해 소재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여권 무효화와 범죄인 인도요청 등을 통해 조속히 신병을 확보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전체 국외도피사범 743명 가운데 176명을 ‘주요 국외 도피사범’으로 규정해 개인별 신상카드를 작성한 뒤 외사부에 전담 검사를 지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주요 도피사범 가운데는 ‘세풍사건’의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과 대우 분식회계 사건의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 최규선(崔圭善)씨의 각종 비리 혐의에 연루돼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여권 재발급 제한과 유효기간 연장금지 조치를 통해 주요 도피사범을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만든 뒤 자진 귀국을 유도하거나 해당 국가에 강제추방을 요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들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이나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177개 인터폴 회원국에 수배를 의뢰하고 소재국이 확인되면 법무부를 통해 직접 체포 등에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주요 국외 도피사범은 △10억원 이상 사기 등 재산사범 △5000만원 이상 뇌물사범 △5억원 이상 조세포탈사범 △20억원 이상 부도사범 △법정형 단기 5년 이상 중대사범 등이다. 전체 도피사범의 90%가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에 따르면 주요 도피사범 176명이 도피해 있는 국가는 미국이 86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일본(25명) 홍콩(18명) 중국(12명) 순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금까지 47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해 11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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