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경북대 농화학과에 입학한 그는 재학시절 미생물연구반을 조직하면서부터 누룩연구에 파묻혔다. “연구소에만 앉아서는 좋은 술을 빚을 수 없다”며 양조장에 나가 일하다가 술통 속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다.
전통주를 되살려야겠다는 사명감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문헌 고증을 통해 1992년 백세주를 개발했다. 백세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의 전통발효기법인 ‘생쌀발효법’을 과학적으로 복원, 한약재를 첨가해 만든 술.
국순당은 백세주에 힘입어 지난해 세금을 제외한 순매출이 984억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인데도 전통주에 대한 그의 집념은 식을 줄 모른다. 국순당 경영은 맏아들인 배중호(裵重浩·49) 사장에게 맡기고 전통주 연구와 후학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모교인 경북대에 3억원 상당의 개인 소유 주식을 출연해 주류제조기술 단기교육 과정인 ‘주류제조 기술인 양성원’을 만들었다.
또 경북대 대학원에 올 9월 학기부터 개설되는 ‘발효 생물공학’ 과정에 초빙교수로 나가 강의도 할 계획이다. 배 회장은 이 과정의 개설을 위해 20억원 상당의 국순당 주식을 기증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