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 원高 불안"

  • 입력 2002년 7월 23일 18시 46분


달러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하반기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23일 산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조선 자동차 철강 섬유 등 수출 주력업종의 수출부진과 채산성 악화로 하반기 산업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세계시장 점유율과 기술경쟁력이 높은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일부 분야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아 업종에 따른 명암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하반기 원화 강세 속 산업활동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 환율이 크게 낮아진(원화가치 상승) 반면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수출경쟁국들의 환율은 거의 변동이 없어 한국의 수출경쟁력과 기업채산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18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1.8% 높아졌다. 달러에 대한 엔화와 유로화 가치도 각각 12.94%, 13.68%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8.27위안으로 변동이 없고 대만달러와 싱가포르달러도 원화가치 상승보다 훨씬 적은 6% 정도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하반기에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성장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철강과 석유화학은 수출 회복세가 크게 위축됨으로써 다시 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건설업종은 원화 강세에 따른 해외수주환경 악화와 정부의 건설경기 안정화 대책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섬유업종도 적잖은 고전이 예상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전국 300개 섬유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7이었다. BSI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 BSI는 생산, 가동률, 수출, 내수 등 모든 부문에서 100을 밑돌았다.

반면 정보통신, 반도체 등은 하반기에도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는 높은 시장점유율과 기술경쟁력 향상으로 원화 강세의 영향을 덜 받고 월드컵 개최 후 ‘IT코리아’의 이미지가 높아져 생산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국내 대표적 인터넷기업 90개사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3·4분기 인터넷경기실사지수는 139로 높게 나타났다. 포털 콘텐츠 등 인터넷활용산업이 154로 가장 높았고 솔루션 컨설팅 등 지원산업(140)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기반산업(113)이 뒤를 이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주요국 통화의 환율 추이 (미국 1달러 대비)
구분2001년2002년7월18일가치상승률(%)
한국(원)1313.51174.8011.81
일본(엔)131.6116.5612.94
중국(위안)8.278.270.00
대만(달러)35.033.00456.05
싱가포르(달러)1.851.73376.48
자료:한국은행,블룸버그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