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맡겨 매월 원하는 금액을 받는 게 가장 안정적이고 안전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저축해 놓은 돈을 까먹을 수밖에 없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을 무시할 수 없다. 주식투자는 너무 불안해 선뜻 권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나이든 분들 가운데 부동산에 관심을 쏟는 이들이 많다. 부동산은 대표적 실물자산이어서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비교적 잘 반영한다. 물론 10년에 한번 정도 목돈으로 수리를 해야 하는 단점은 있다.
부동산 투자로 안정적 소득을 얻으려면 ‘임대제도’, 즉 ‘월세’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임대 수요가 많은 대학가나 오피스빌딩 주변에 있는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 원룸, 소형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기가 좋았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지난해 임대 수익률은 한때 서울 강남지역 기준으로 연 13∼14%였다. 요즘은 인기가 조금 떨어졌으나 여전히 은행 이자보다는 월등히 높은 연 9% 정도.
특히 주거용 부동산은 수요가 늘 있고 경기 변동을 잘 타지 않는다. 일종의 ‘대체재’인 오피스텔 공급이 많아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게 흠이라면 흠.
임대 수익률이 단연 높은 것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다. 서울 이태원이나 방배동 등 외국인 선호지역에 단독 빌라나 고급 빌라 등을 사서 세를 놓으면 연 15% 이상의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투자비가 많이 들고 시장 자체가 틈새 시장이어서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 또 다른 부동산에 비해 잘 팔리지 않아 유동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가도 세를 놓기에 좋다. 수익이 안정적이고 ‘목’이 좋으면 부동산 값도 잘 뛰어 투자가치가 높다. 그러나 주거용 부동산보다는 아무래도 경기 변동을 더 탈 수밖에 없는 게 결함이다.
모든 게 다 좋은 투자 상품은 결코 없다. 하지만 관심을 갖다보면 ‘실버 세대’도 가장 자신의 상황에 맞는 부동산 투자에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이헌진 경제부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