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에 생명보험업계 1, 2위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위기 의식을 느끼며 내부개혁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곤란하다’며 미국과 유럽의 선진 보험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삼성생명은 최근 특이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서울 부산 수원 대전 등 4개 지점을 골라 100% 성과급제로 운영하는 것.
지점장의 경우 기본급은 거의 없다. 영업 실적이 좋으면 연봉이 수억원이지만 나쁘면 재계약이 안 돼 일자리를 잃게 된다.
삼성생명은 이 방식을 통해 생활설계사 매출의존도를 현재 95%에서 장기적으로는 50%까지 낮추고 대신 회사와 매년 별도 계약을 체결하는 대리점과 독립에이전트 비중을 높인다는전략이다.
특히 내년부터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월보험료 1만원 미만의 저가 상품은 은행에서 주로 판매하고 생활설계사는 종신 및 연금보험처럼 고도의 분석력과 상담이 필요한 고가상품에 주력한다는 방침. 이에 따라 부실 설계사를 지속적으로 솎아내고 우량 설계사를 양성하는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교보, 핵심보험사업에 집중〓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은행 인수 1순위 후보는 교보생명이었다. 금융전업그룹 요건을 갖춘데다 자금력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베인앤 컴퍼니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핵심보험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보험의 핵심 부문인 상품 개발과 판매, 마케팅 등을 제외한 비(非)핵심 부서를 떼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부동산신탁과 채권추심 부서를 분사한데 이어 보험사업의 핵심인 계약위험심사 기능까지 분사했다.
장형덕(張亨德) 교보생명 사장은 “심사기능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따로 떼냈다”면서 “보험사업에만 전념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또 주식과 채권투자(약 12조5000억원)에서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60%인 아웃소싱 비중을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다. 영업에서는 모든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운영해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소(小)사장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