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밀반출 급증,올 상반기 2조원

  • 입력 2002년 7월 25일 16시 26분


올들어 6월말까지 외화를 해외로 몰래 빼돌리려다 당국에 적발된 규모가 2조519억원(510건)에 달해 지난해 전체 적발규모(1조837억원, 624건)의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25일 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화밀반출 규모는 2000년 7527억원(216건)이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급증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밀반출 규모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22%나 증가했고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심 의원은 전망했다.

외화 밀반입액도 올 6월말까지 1조1914억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전체(1조1645억원) 규모를 벌써 초과했다. 올 연말이면 외화 밀반입액도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외화밀반출 규모가 급증한 배경에는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국제무역이 늘어나면서 기업주들이 수입으로 가장해 외화를 해외로 송금하거나 수출채권을 고의로 회수하지 않는 방법 등을 남용해 재산을 빼돌리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기업중에는 1004억원의 수출채권을 회수하지 않아 검찰에 기소된 G사의 경우처럼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심 의원은 "올 6월까지 기업이 무역을 가장해 외화자산을 빼돌리는 수법인 무역가장, 수출채권미회수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755%, 626%로 증가했다"면서 "무역을 가장해 국내로 반입된 외화자금은 6월말까지 1조13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배나 증가해 해외금융거래를 이용, 자금세탁한 비자금을 밀반입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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