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다른 쪽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LG카드는 25일 “상반기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증가한 3조1360억원이며 순이익은 15.5% 증가한 4135억원”이라며 “반기별 실적으로는 각각 가장 많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영업수익이란 수수료 수익으로 기업의 매출과 같다.
이에 비해 외환카드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53.9% 증가한 7822억원, 순이익은 1706억원이 줄어든 95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 금융당국이 충당금 규정을 강화해 1606억원을 새로 쌓았기 때문이다. LG카드는 이미 충분히 충당금을 쌓아둔 상태여서 추가 부담이 적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카드는 상반기에 부담을 다 반영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하반기 시계(視界)는 흐리다는 지적이 많다. 모집인 제한과 수수료율 인하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위협받고 있다.
실제 LG카드의 성장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LG카드 측은 “지난해 7∼12월의 영업수익은 상반기 대비 27.8% 증가했지만 올 상반기엔 지난 하반기에 비해 14.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순이익도 4∼6월엔 2045억원으로 1∼3월의 209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규제로 현금서비스 시장이 더 커지기 어려운 데다 수수료는 낮아지고 대손충당금 규정은 강화돼 하반기 카드사의 이익이 감소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유승창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대기업들의 신용카드 진입이 가시화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소액대출에 대한 신용정보가 공유되면 연체율이 증가하고 충당금 부담이 커져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