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LG카드 웃고, 외환카드 울고

  • 입력 2002년 7월 25일 17시 36분


신용카드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LG카드사와 외환카드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쪽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다른 쪽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LG카드는 25일 “상반기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증가한 3조1360억원이며 순이익은 15.5% 증가한 4135억원”이라며 “반기별 실적으로는 각각 가장 많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영업수익이란 수수료 수익으로 기업의 매출과 같다.

이에 비해 외환카드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53.9% 증가한 7822억원, 순이익은 1706억원이 줄어든 95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 금융당국이 충당금 규정을 강화해 1606억원을 새로 쌓았기 때문이다. LG카드는 이미 충분히 충당금을 쌓아둔 상태여서 추가 부담이 적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카드는 상반기에 부담을 다 반영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하반기 시계(視界)는 흐리다는 지적이 많다. 모집인 제한과 수수료율 인하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위협받고 있다.

실제 LG카드의 성장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LG카드 측은 “지난해 7∼12월의 영업수익은 상반기 대비 27.8% 증가했지만 올 상반기엔 지난 하반기에 비해 14.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순이익도 4∼6월엔 2045억원으로 1∼3월의 209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규제로 현금서비스 시장이 더 커지기 어려운 데다 수수료는 낮아지고 대손충당금 규정은 강화돼 하반기 카드사의 이익이 감소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유승창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대기업들의 신용카드 진입이 가시화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소액대출에 대한 신용정보가 공유되면 연체율이 증가하고 충당금 부담이 커져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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