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장은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휴가기간이다. 그러나 부분파업 등으로 밀린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29, 30일 이틀은 하루 10시간씩 공장을 가동키로 노사가 합의했다.
김씨는 “소비자들이 우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반떼XD를 받으려면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근로자 대부분이 소비자들의 애로를 생각해 휴가기간 중의 특근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30일 근무를 끝내면 다음날인 31일 오전에야 퇴근할 수 있다. 김씨는 “승용3공장 근로자의 80%가 가족들을 피서지로 먼저 보내고 공장에 남아야 하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고 공장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휴일과 휴가도 반납한 채 조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등은 6, 7월 노사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각각 수만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휴무 토요일인 27일과 휴가 첫날인 28일 울산지역 전 공장에서 특근을 실시한다. 또 29일부터도 공장별로 휴가기간 중 1, 2일간 하루 10시간씩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휴가기간 특근으로 생산되는 차량은 1만여대로 예상된다.
23일 부분파업이 끝난 기아차의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도 휴무일인 27일 하루 20시간 조업한다. 다른 공장도 휴가기간(28일∼8월4일) 중 1, 2일간 하루 20시간씩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부분파업으로 인한 3만5400대의 생산차질을 메우기 위해 노사가 특근 확대 등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노조도 특근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24일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한 쌍용차도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의 휴가기간 중 이틀 간 특근을 실시한다.
현대차 이용훈(李龍薰) 상무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8월로 끝나는 특별소비세 인하혜택을 보려는 국내 소비자와 월드컵 이후 한국차에 관심을 가진 해외소비자들을 위해 ‘노사분규 후유증’에서 벗어나 생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 대부분이 부분파업 전부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휴일·휴가 특근을 해도 제때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 제품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 후 55일(EF쏘나타)∼140일(에쿠스), 기아차는 30일(카니발)∼150일(쏘렌토)을 기다려야 한다. 또 대우차는 14일(매그너스)∼21일(칼로스), 르노삼성차의 SM5는 30∼35일, 쌍용차는 40일(코란도)∼80일(렉스턴) 정도를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