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법인 지각변동 예고

  • 입력 2002년 7월 29일 17시 39분


회계법인이 동일 기업의 회계감사와 컨설팅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온 관행이 연말경부터 금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회계법인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본보 29일자 A15면 참조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는 ‘금지의 범위’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의 현실〓금융감독원이 12월 결산 상장 및 등록 법인 1263개 회사를 조사한 결과 21%인 266개 회사가 동일한 회계법인의 감사와 컨설팅을 함께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의 자회사가 하는 컨설팅까지 합하면 비율은 더 늘어난다고 금감원은 추산했다.

현재 감사수수료는 대개 건당 1000만원에서 1억원 이내 수준. 반면 컨설팅 수수료는 수억∼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안진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이 때문에 회계사가 회계감사를 하다가 고객 회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컨설팅 영업으로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비싼 컨설팅으로 이익을 남기기 위해 밑지는 값에 회계감사를 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같은 업계의 영업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엇갈리는 이해관계〓제도 변경에 대해 가장 민감한 곳은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은 회계감사뿐만 아니라 컨설팅에서도 우량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둘 중 하나를 내놓아야 한다면 큰 타격을 입는 것.

그러나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미 감사의 독립성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으면 컨설팅을 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해 왔다”며 “금감원도 ‘감사와 관련된 컨설팅’ 등 독립성 훼손이 명백한 경우만 병행 실시를 제한할 것으로 보여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정 안진 하나 영화 등 이른바 ‘빅 5’ 가운데 나머지 회계법인들은 비교적 느긋한 표정. 영화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컨설팅 시장 자체는 그대로이므로 누가 얼마나 시장을 개척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이해 득실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10월 열릴 공청회에서는 어떤 컨설팅을 어느 경우에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인지의 기준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회계법인 12월결산·상장·등록사 (단위:개, 백만원)
회계법인2001년
회사수용역보수감사보수
삼일8811,70510,145
안건286341,788
삼정211,3312,373
영화144701,998
안진261,6003,393
삼덕1173395
대주12307354
신한11207683
삼경662250
신우547109
기타 445041,176
합계26616,94022,664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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