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건설]현대-대우건설 “名家부활 보인다”

  • 입력 2002년 7월 29일 18시 15분


【외환위기로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갔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건설 명가’의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주택경기 활황에 힘입어 경영상태가 빠른 속도로 호전된 덕분이다. 여기에 주택건설에만 치중하는 신생 업체들에 비해 우수한 기술력과 수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대형 토목공사까지 잇따라 따내 대외 신인도도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시공은 기술력 있는 업체에’〓현대건설이 올 상반기에 수주한 공사는 3조8725억원 규모. 지난해 같은 기간(2조3976억원)에 비해 61.5% 증가했으며 국내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

부문별로는 해외건설이 1조5799억원으로 지난해(4654억원)보다 239.4% 증가했다. 이란에서 1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따냈고 중동에서 가장 까다로운 입찰조건을 내세우는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로부터 입찰자격을 다시 얻는 등 대외신인도 회복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부문에서도 명성을 회복하고 있는 중. 최근까지 서울시 동시분양과 수도권 분양에서 공급한 아파트가 모두 분양됐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1·4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창사이래 최대인 860억원에 달했다.

손광영(孫光永) 현대건설 홍보담당 상무는 “지난해 채권단의 출자전환 결정 이후 발주처나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한 것이 실적 호전의 주된 요인”이라며 “일단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구축되고 나니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이 있는 현대건설로 공사 발주가 집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인 대우건설도 지난해 12월 채권단 출자전환과 지속적인 채무 상환으로 실적이 부쩍 좋아졌다.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은 2조88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9.7% 늘었다. 매출도 1조6581억원으로 15.3% 증가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올 4월 워크아웃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투자 적격’ 평가를 받았다.

▽‘증시에서도 긍정적 평가’〓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올 6월14일 증권시장의 ‘KOSPI 200’ 종목에 나란히 편입됐다. KOSPI 200은 거래소 상장주식 중 업종 대표성, 시장 대표성, 주식의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우량종목 200개를 의미한다.

현대건설은 6월24일에는 영국 FTSE지수에도 새로 편입됐다. FTSE지수는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소유한 FTSE인터내셔널이 작성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유럽계 펀드들이 해외투자를 할 때 기준으로 삼는 지표. 현대건설이 FTSE지수에 포함됐다는 것은 재무안정성과 신인도가 올라갔다는 의미가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주요 건설사 올해 상반기 실적 (단위:억원)
업체수주액매출액
현대건설38,725(61.5%)미집계
대우건설28,832(59.7%)16,581(15.3%)
LG건설17,311(60.2%)14,326(-7.6%)
대림산업13,046(39.5%)9,851(5.9%)
롯데건설22,500(80.0%)6,500(35.4%)
()는 작년 상반기 대비 변동률, 대림산업은 건설 부문만 집계. 자료: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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