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철강업계“요즘 잘나갑니다”…가격급등-원화상승호재

  • 입력 2002년 7월 30일 18시 11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국내외 제품가격 급등과 원화가치 상승 등 호재가 겹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상반기에 이미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실적 개선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수요 증가와 영업환경 개선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1조7000억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황태현 재무담당 상무는 “수요 증가와 철강가격 인상 등을 반영해 영업이익 목표를 당초의 1조5175억원에서 1825억원 더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INI스틸도 올 상반기에 작년 상반기보다 19% 늘어난 1조6603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1133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정석수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꾸준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올해 매출목표를 3조731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철강업계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내외 철강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

미국 내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231달러 수준에서 올 3월 말 330달러로 급등한 뒤 지난달 말에는 다시 429달러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국제 철강가격 급등세에 맞춰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도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철강제품 내수가격은 열연강판이 작년 말 t당 28만5000원에서 현재 33만5000원으로, 냉연강판이 38만9000원에서 45만원으로 올랐다.

원화가치 상승도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원자재 수입비중이 크고 재무구조상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이익을 본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260억원의 외화 환산순익이 나는 포스코는 올 상반기 1300억원의 외화 환산순익을 올렸다. INI스틸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상반기에 300억∼400억원의 외화 환산순익을 냈다.

미국의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이후 시작된 세계 철강분쟁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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