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이날 ‘분식회계와 미국식 경영의 동요’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파동은 미국식 경영이 만능이 아님을 시사한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급속하게 도입되고 있는 미국식 경영의 효과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미국 분식회계 파동은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전문경영자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이 그 배경이며 △단기 실적에 치중하고 △스톡옵션을 남발하며 △이해관계자들이 결탁하는 등 미국식 경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유럽에서도 나타나 프랑스 비방디그룹과 독일 도이체텔레콤이 미국식 경영을 도입한 이후 경영위기를 맞았다는 것.
특히 앞으로 10년 동안 6%대의 고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한국 경제의 운용 틀은 미국과는 달라야 하며 미국 기업들처럼 단기 실적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이 금융 서비스 등 3차 산업이 중심인 미국의 기업 시스템을 똑같이 추구하는 것은 곤란하며 미국식 회계 규정을 성급하게 도입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회계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대내외적 견제와 균형장치를 도입하며 기업과 회계법인, 기업분석가와 금융시장간의 유착이 불가능하도록 기업 회계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최근 미국의 분식회계 파문 관련 말들 | ||||
-오늘날 질타를 받는 것은 월드컴뿐만 아니라 미국 자체이고 기업경영의 복음이라고 자랑했던 미국식 모델이다(뉴욕타임스, 6월17일). | ||||
-기업가치는 곧 주주가치라는 사고방식으로 주주가치만 높이면 책임을 다 한다고 본 것이 엔론이나 월드컴 사건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기노시타, 미국 PwC 파트너). | ||||
-경영자들이 종업원을 마구 해고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막대한 소득을 올리는 것은 사회적 도덕적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피터 드러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