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사회연구회는 지난달 29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KDI 원장에 응모한 5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을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6일 경제사회연구회 이사 12명의 투표 결과 7표 이상 얻은 후보가 원장으로 선출된다.
문제는 3명의 후보가 각각 다양한 경력과 장단점을 갖고 있어 이사들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압축된 3명의 후보는 김중수(金仲秀)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장(55), 이계식(李啓植)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54), 장하준(張夏準)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39). 모두 미국이나 영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선 장하준 교수가 가장 눈길을 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국책연구기관장으로는 ‘너무 젊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나름대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하는 사람들도 그의 나이에는 고개를 갸웃한다.
더구나 그는 민주당 장재식(張在植) 의원의 아들이다. 실력과는 별개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계식 교수는 뉴욕 주립대에서 공부했으며 KDI 출신이어서 내부의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행시 8회 합격자로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데다 현 정부 초기 개방형으로 공채한 정부개혁실장을 맡아 행정경험도 익혔다. 당시 ‘공공개혁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개혁에 대해 강한 소신과 지식을 갖추고 일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는 ‘주변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는 소신파’라는 평과 ‘공무원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한 융통성 없는 인물’이란 평이 함께한다. 가장 큰 흠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다. 자칫 이틀 후 치르는 8·8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표에 참여하는 12명의 이사들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세 번째로 김중수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장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를 했으며 KDI에서 오래 몸담은 정통 KDI 출신으로 내부에서 반기는 인물이다.
대통령 경제비서관, 경제부총리 특보, 조세연구원장 등 다양한 경험도 장점이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에 참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 현 정부가 썩 내키지 않는 인물이다.
결정권을 쥔 12명의 이사는 정부 5명, 민간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정부가 원하는 후보를 원장으로 뽑으려면 최소한 2명의 민간인 이사를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얼마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나 무역위원회의 내부 반발에서 나타났듯이 민간측 이사나 위원들이 과거처럼 정부 결정을 추인하던 시대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도를 가진다면 오히려 다른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독자들은 3명 가운데 누구에게 투표하시겠는가.
6일을 기다려보자.
김상영 경제부차장 you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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