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李德勳) 우리은행장이 최근 1만여 직원들에게 취재 수첩을 나눠줘 화제다.
“고객의 건의, 불만 등을 들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말고 꼭 메모해 뒀다가 개선방안이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라”는 주문이다.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마찬가지.
수첩은 어린이 손바닥만 해 셔츠 호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손에 편하게 잡힌다.
우리은행 조성권 차장은 “메모로 인한 업무개선 효과도 크지만 ‘불만을 들어주는 은행원’에서 ‘불만을 받아 적는 은행원’으로 바뀐 모습을 보고 고객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말을 메모하는 모습을 보고는 “수첩을 손님에게 배포할 수 없느냐”는 고객들도 많아 우리은행은 현재 추가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학자 출신인 이 행장은 “행장이 된 후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항상 조그만 수첩을 꺼내 꼼꼼히 메모하는 것을 보고 직원들에게도 이런 습관을 갖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