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은 2000년 한식당을 없애고 연회장을 만들었다. 서울힐튼호텔도 1999년 한식당 자리에 예식장 폐백실을 마련했다.
또 서울 프라자호텔은 올해 초 삼청각 식음료권을 따낸 이후 호텔 내 한식당을 없애고 삼청각에 전문 한식당을 차렸다.
특급호텔에서 한식당이 격감하고 있는 것은 공간은 많이 차지하는 반면 매출은 신통치 않기 때문. 투숙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 비즈니스맨들은 그다지 한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입에 익숙한 양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찾는다.
한국인에게도 한식은 찬밥 신세.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일반 식당에서 50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돌솥비빔밥이 호텔 한식당에서는 2만5000원에 이른다. 이왕 호텔 식당을 찾은 바에야 평소에 잘 먹어보지 못한 양식이나 일식, 고급 중식을 주로 먹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 주요 호텔은 한식당을 아예 없애거나 서울 프라자호텔처럼 호텔 내부가 아니라 다른 곳에 ‘전통 분위기’를 입혀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서울 프라자호텔 황용득 총지배인은 “삼청각으로 한식당을 옮긴 뒤 매출이 2배로 증가했다”며 “호텔 내의 한식당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