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스톡옵션 겉만 그럴듯…팔아봐야 절반은 손해

  • 입력 2002년 8월 5일 18시 02분


97년 1건에 불과했던 국내 상장회사의 스톡옵션(자사 주식 매입선택권) 부여가 지난해엔 1382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지 않아 절반가량은 행사해도 이익을 볼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거래소는 5일 “국내에 스톡옵션이 도입된 97년 이후 이달 2일까지 115개 상장회사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3266건(부여인원 1만3459명)의 스톡옵션 가운데 평가가 가능한 2719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장기업들의 스톡옵션 부여는 97년 1건에서 98년 19건, 99년 132건, 2000년 891건, 2001년 1382건 등으로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스톡옵션은 적은 편. 행사가격이 정해진 2719건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의 부여금액(행사가격×부여주식수)과 2일 주가를 기준으로 한 평가금액을 비교한 결과 평가이익이 생기는 스톡옵션은 절반 정도인 1375건(50.57%)에 머물렀다.

부여금액은 2조2555억원, 평가금액은 2조6904억원으로 평가차익도 4349억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평가차익인 423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래소측은 “주가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로 스톡옵션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스톡옵션을 주는 만큼 경영이 좋아지거나 주가가 오르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민은행(425억원) 삼성SDI(374억원) 삼성화재(288억원) 현대차(251억원) 등의 순서였다. 평가손실이 큰 회사는 삼성물산(-142억원) 유한양행(-100억원) 케이티비네트워크(-98억원) 등이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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