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가 5년 만에 바뀐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5일 개정 경험생명표를 12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내리나〓현재 만 30세 남자가 사망할 때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배당형 종신보험에 10년간 월납 조건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를 매월 30만7000원 정도 내야 한다. 그러나 12월 이후 새로 판매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월 26만3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같은 사람이 암에 걸려 사망할 때 1억원을 탈 수 있는 암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 부담은 현재 월 2만3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6000원(29%) 정도 줄어든다.
반면 사망하지 않아도 만기 때 보험금 일부를 탈 수 있는 생사혼합형 보험은 보험료 인하폭이 0.1∼4%에 불과하다. 또 10∼20년간 보험료를 낸 뒤 만 55세를 넘어 보험금을 일시불이나 연금 형태로 타는 연금보험은 오히려 보험료를 지금보다 5∼10% 더 내야 한다.
▽왜 내렸나〓평균 수명의 증가로 사망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이 1996∼2000년 생명보험사가 보유한 계약 및 사망통계를 기초로 보험계약자의 사망률을 계산해 경험생명표를 산출한 결과 보험계약자의 평균수명이 남자 72.3세, 여자 80.9세로 지금까지 사용하던 생명표에 비해 각각 3.9년, 3.0년이 길어졌다.
남자 사망률은 5년 전의 0.00344%에서 0.00239%로, 여자 사망률은 0.00166%에서 0.00110%로 낮아졌다.
▽보험사들 “이전 가입자 손해 안볼 것”〓바뀐 보험료는 12월부터 판매되는 신상품에 한해 적용된다. 따라서 보험료가 내리는 종신보험 암보험 등은 12월 이후에 가입하는 게 낫고, 거꾸로 보험료가 오르는 연금보험은 그 이전에 가입해야 유리하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12월까지 생명보험 판매가 일시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이전 가입 고객에게도 실질적인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줄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5일부터 연말까지 신규 가입자에 대해 보험료가 인하된 새 상품이 나온 날로부터 3개월간 ‘상품교환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이 제도는 보험료는 종전과 똑같이 내되 가입한 시점부터 소급해 인하된 보험요율만큼 만기나 사망 때 보험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교보생명도 새 경험생명표 적용 전에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계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보험료 인하 사전예고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경험생명표=보험가입자들의 성별 및 연령별 사망률과 남은 수명 등을 예측해 만드는 것.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새 경험생명표에 따른 생명보험료 변동 | ||||
구분 | 상품 종류 | 배당 | 무배당 | |
12∼15% 인하 | ||||
보장성 | 종신보험 | 14∼16% 인하 | ||
정기보험 | 23∼29% 인하 | 26∼29% 인하 | ||
저축성 | 생사혼합보험 | 0.1∼4% 인하 | 0.1∼4% 인하 | |
연금보험 | 5∼10% 인상 (예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