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이 15일 발표한 ‘중국과 한국의 섬유산업 경쟁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의류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92년 29.3%에서 지난해 73.7%까지 높아졌다. 이 기간에 한국산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9%에서 4.3%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의류제품 무역수지도 92년 약 6300만달러 적자에서 지난해에는 9억9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세계 의류시장 점유율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90년 각각 7.3%와 9.0%를 차지해 비슷했으나 2000년에는 한국이 2.5%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18.1%로 늘었다. 중국은 일본 의류시장에서도 급속히 시장을 확대해 90년 31.2%에서 2001년 78.6%까지 높아졌다. 반면 이 기간에 한국산 의류제품의 점유율은 26.0%에서 3.2%로 추락했다. 의류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은 물론 안방 시장에서도 중국산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이 비교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섬유류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직물인 ‘화성 장섬유 직물’(32.5%)과 옷감의 원사(原絲)인 ‘화성 장섬유사’(9.4%), 화섬원료(14.5%) 등 일부 품목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을 뿐 다른 대부분의 품목은 뒤졌다.
이 같은 양국간 경쟁력차는 시간당 인건비(2000년 기준)가 한국이 5.32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0.69달러에 불과해 중국이 한국의 13% 수준인 것이 큰 요인으로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박훈 부연구위원은 “기능성이 높은 화섬 및 천연섬유를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직물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브랜드 중심의 구매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품질 좋은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