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은행들이 산업부문에 빌려준 돈은 모두 199조7728억원으로 10년 전인 92년말(79조9487억원)에 비해 2.5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 및 임대서비스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금은 10년 동안 24.0배로 급증해 산업별 증가율에서 가장 높았다. 또 음식숙박업은 92년말에 비해 12.4배로, 전기 가스 수도업은 4.6배로 늘어나는 등 3차 산업에 대한 대출금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이 기간에 제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금은 2.0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컴퓨터 등 사무계산 및 회계기계는 3.2배로, 영상 음향 통신기기는 3.2배로, 의료 정밀 광학기기는 2.9배로 늘어났지만 경공업인 의복 신발 가방은 1.3배로, 목재 나무제품은 1.3배로, 섬유는 1.6배로 늘어나는 데 그쳐 산업별 위상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1차 산업인 광업에 대한 대출금은 1.2배로, 어업은 1.7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업 및 임업은 구조개선을 위한 시설자금 지원이 크게 늘면서 대출금이 2.3배로 증가했다.
한편 은행들이 외환위기 후 상대적으로 기업에 비해 위험이 적은 가계대출에 집중하면서 은행 총대출금 가운데 산업이 차지하는 대출금 비중도 92년 77.8%에서 지난해 55.9%로 크게 낮아졌다.
박천일 한은 통화금융통계팀 차장은 "경제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은행대출의 제조업 편중현상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며 "특히 외환위기 후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부동산 음식숙박업 등에 규제를 풀면서 이들 산업에 대출금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