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8개 전체 연기금 가운데 고용보험기금이 사업목적에 가장 맞게 쓰인 반면 방송발전기금은 가장 부실하게 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를 열고 기금운용평가단(단장 조성일 중앙대 국제대학원장)이 보고한 48개 연기금의 지난해 자금운용 평가결과를 심의해 확정했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르면 건설교통부가 관할하는 국민주택기금은 운용자금 1조2100억원 전액을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에 예치해 정기예금 등으로 운영했다.
이에 따라 이 기금은 지난해 은행권의 평균 예금금리인 연 4.97%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 4.67%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또 정보통신부가 운용하는 정보화촉진기금은 단기성자금 1조5000억원 가운데 1조4000억원을 역시 정통부 산하인 우체국의 정기예금상품으로 운용했다.
이밖에 농림부의 농지관리기금(1018억원)과 농수산물가격 안정기금(267억원)도 운용자금 전액을 농협중앙회에 독점 예치했다. 축산발전기금과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역시 거의 전액을 농협에 넣어둔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예산처 진영곤(陳泳坤) 기금총괄과장은 “1개 금융기관이 거액의 자금을 독점 예치하면 경쟁원리를 도입했을 때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릴 수밖에 없고 도덕적 해이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되는 연기금 투자풀(pool)에 많이 넣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48개 전체 연기금의 사업운용 평가 결과 고용보험기금(84.5점), 사학진흥기금(83.5점)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방송발전기금(61.5점), 군인복지기금(72.5점) 등은 평점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일부 기금의 관련 금융기관 독점 예치현황 | |||||||||||||||||||||||||||||||||||||||||||||||||
기금 | 관계 부처 | 예치기관 | 예치금액 및 비율 | ||||||||||||||||||||||||||||||||||||||||||||||
국민주택기금 | 건설교통부 | 국민은행(옛 주택은행) | 1조2100억원(100%) | ||||||||||||||||||||||||||||||||||||||||||||||
정보화촉진기금 | 정보통신부 | 우체국 | 1조4000억원(93.3%) | ||||||||||||||||||||||||||||||||||||||||||||||
축산발전기금 | 농림부 | 농협중앙회 | 4613억원(92%) | ||||||||||||||||||||||||||||||||||||||||||||||
농수산물가격안정기금 | 농림부 | 농협중앙회 | 267억원(100%) | ||||||||||||||||||||||||||||||||||||||||||||||
농지관리기금 | 농림부 | 농협중앙회 | 1018억원(100%) | ||||||||||||||||||||||||||||||||||||||||||||||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 농림부 | 농협중앙회 | 5479억원(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