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업계가 ‘윈저17년’이 독점하고 있는 15∼17년산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위스키 업계에서는 ‘17년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6일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다음달 중순 17년산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를 발표하고 4년 만에 위스키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1998년 옛 두산씨그램의 지분 50%를 씨그램 본사에 매각하면서 위스키 사업을 접었던 두산은 스코틀랜드의 ‘모리슨 보모’를 위스키 원액 수입처로 확정하고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위스키시장 재진입에 앞서 디아지오코리아 정원경 상무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재기의 틀을 갖추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17년산에 이어 12년산 제품도 발표하겠지만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17년산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스코트도 딤플 제품을 대체할 신제품 ‘랜슬롯’을 다음달 3일 발표할 계획이다. 하이스코트는 12년산과 17년산 2종을 동시에 시판하는데 이 중 17년산을 주력제품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국내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은 디아지오코리아(옛 씨그램코리아)의 ‘윈저17년’이 79%를 점유하며 독주하고 있다.
올해 위스키 1위 업체로 올라선 진로발렌타인스는 ‘임페리얼15’가 ‘윈저17년’에 계속 밀리자 작년 말 ‘발렌타인마스터스’를 새로 발표해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위스키 업계가 이처럼 17년산 시장에 욕심을 내는 것은 위스키 소비가 갈수록 고급화 양상을 보이면서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올 1∼7월 24만4448상자(한 상자는 500㎖ 18병들이 기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8%나 증가했다.
반면 12년산 프리미엄급 위스키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13.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섬씽스페셜’ 등 5년 이상 스탠더드급 위스키는 23% 감소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