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전문점 ‘뚜레쥬르’의 탄생과 성장을 주도해온 제일제당 베이커리 사업본부 박승환(朴承煥·49·상무·사진) 본부장의 포부는 크다. 한국이 비록 빵 문화의 본 고장은 아니지만 뚜레쥬르를 제빵업계의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게 그의 야심. 국내에서도 사업시작 4년 만에 업계 3위가 됐다.
“판매하는 모든 빵과 생크림 케이크를 100% 매장에서 직접 굽는 프랜차이즈 빵집은 동북아에서는 뚜레쥬르 말고는 없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오븐에서 굽기 직전의 단계까지 가공해 급랭한 뒤 가맹점에서 구워 파는 기술은 언뜻 별로 어렵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영하 20도로 급랭한 반죽덩이를 녹여 구운 빵이 갓 반죽해 구운 것과 같은 맛을 내려면 발효기술과 냉동기술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돈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97년부터 외국 유명 베이커리 전문업체들을 수없이 돌아본 뒤 그는 뚜레쥬르 수준이면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다른 업체처럼 오전 4, 5시부터 일하지 않고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어 여성들도 충분히 사업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9개국에 상표를 등록하는 등 세계화 길을 걷고 있다.
박 본부장은 “베이징 1호점은 해외 진출 신호탄”이라면서 “맥도널드가 햄버거로, 스타벅스가 커피로 세계를 공략했듯이 우리는 빵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