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국제 마케팅총괄 부사장인 파라드 타브리지는 EBN과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도이체방크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9월에 회의를 열어 채무조정안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총부채는 6월말 현재 6조816억원. 도이체방크는 담보 및 무담보채권을 통틀어 절반을 털어내야만 하이닉스의 재무구조가 건실해져 해외매각이 가능하다고 본 것.
이 방안을 따른다면 채권단은 무담보채권(3조5660억원)의 최소 75%, 담보채권도 담보가치가 떨어진 만큼 탕감해야 한다.
채권단은 4월 말 하이닉스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매각하기로 결정할 때 무담보채권의 50%(1조7820억원)를 탕감하기로 결의한 바 있어 그때보다 하이닉스의 상황이 더 나빠졌음을 보여줬다.
도이체방크는 또 하이닉스가 내년 초 다시 유동성위기를 겪을 수 있어 부채탕감을 한 뒤 남는 대출금 및 회사채의 만기도 2004∼2006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신사를 비롯한 2금융권은 “4월 말 무담보채권 50% 탕감 결정도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며 “탕감비율을 더 높이는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