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기 기승…주의 요구

시중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아파트 분양 계약서를 정교하게 위조해 전매하거나 허위 개발정보로 수요자를 현혹하는 부동산 사기가 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oo컨설팅' '00리츠' 등과 같은 회사 간판까지 내걸고 그럴듯한 개발계획도면까지 동원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감쪽같은 분양계약서〓인천 부평경찰서는 최근 위조된 아파트 분양권을 판매한 혐의(사기)로 이모씨(48)를 긴급 체포했다.

이씨는 이달 9일 경기 부천시 한 호텔 커피숍에서 부동산중개인 이모씨(42·여)에게 위조된 부평 삼산지구 아파트분양권을 1억4000만원을 받고 파는 등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2억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만든 분양계약서가 활자체가 조금 틀릴 뿐 전체적인 양식은 진본과 다름없고 겉봉투까지 진짜와 같아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속아 넘어갔다"며 "전매로 아파트를 구입할 때 반드시 분양계약서를 작성한 기관이나 업체에 분양자와 주민등록번호 등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속기 쉬운 아파트 입주권〓주부 강모씨(41·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이달 초 부동산컨설팅사 직원으로부터 귀가 솔깃한 전화를 받았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장지지구 내 무허가 건물을 사두면 아파트 입주권을 챙길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받은 것.

강씨는 유망 지역인 장지지구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서울시에 문의해보니 무허가 건물은 입주권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전화로 워낙 그럴듯하게 얘기를 해서 사실인 줄 알았다"며 "서울시에 알아보지 않았으면 큰 손해를 볼 뻔 했다"고 강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리 빼낸 개발계획은 속임수〓일부에서는 "개발정보를 미리 확보했다"는 감언이설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나 강원 지역 개발예정지 주변이나 휴전선, 서해안 일대가 조만간 개발된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을 내며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것.

이들은 곧 개발이 된다고 속인 땅을 미리 싸게 사놓고 전화 등을 통해 접근한 투자자에게 매입 가격의 3∼4배씩 비싼 값에 되팔면서 이익을 챙긴 뒤 사라진다.

부동산프랜차이즈 업체 유니에셋의 오석건(吳錫健) 전무는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 관련 사기사건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반드시 현장과 해당 관공서를 찾아가 개발계획이 사실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