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수단을 후원하면 엄청난 관심을 끌 수 있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찮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특히 연말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북 문제에 대한 적잖은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당초 북한선수단 후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삼성전자는 최근 모든 후원계획을 백지화했다.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팀의 김정현 차장은 “북한선수단 지원을 진지하게 고려한 것이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적극적인 선수단 후원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지금은 소극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은 당초 북한선수단을 공식후원한 뒤 선수단의 활약모습을 광고 등에 활용하는 마케팅을 기획했다. 북한선수단이 광고에 등장해 남북화해 등의 이미지를 살릴 경우 회사의 공익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하지만 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와 정부측이 “순수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북한선수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자 선수단 후원에 대해 주춤해하는 자세다.
특히 아마추어선수는 유니폼 등에 후원업체의 로고를 표시할 수 없어 SK텔레콤은 거액을 내놓고도 별다른 마케팅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KT는 북한선수단을 직접 후원하기보다는 북한선수단 서포터스(응원단)를 지원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KT는 부산시에서 모집한 1200여명 규모의 북한선수응원단에 200여명의 직원을 참가시켰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