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자홍 LG전자 부회장 “디지털 시대 경쟁력은 사람”

  • 입력 2002년 9월 3일 18시 22분


“21세기 성공의 핵심은 다른 기업이 모방하기 힘든 경쟁역량의 확보인데, 가장 중요한 경쟁역량이 바로 ‘사람과 문화’입니다.”

3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공장에서 구자홍(具滋洪·56·사진) LG전자 부회장은 ‘인재 경영’을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각국에서 ‘LG전자 사람들’을 채용하는 40여명의 외국인 인사담당자를 포함해 모두 90여명의 ‘사내 고객’ 앞에서 한 연설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일년에 한 번씩 전세계 인사 담당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HR(인재·Human Resource) 콘퍼런스’를 열면서 인재채용에 관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경영자원이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

구 부회장은 “우수한 인재를 경쟁사보다 먼저 확보해 체계적으로 키우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라며 “다음으로는 확보된 인력이 즐겁게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글로벌 인재’에 대한 욕심은 남다르다. 연구개발 분야 석·박사와 해외 경영학석사(MBA)를 끌어모으고 있다. 매년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에서 국내 및 현지 인사담당 임원이 모두 참가해 채용행사를 연다. 우수한 인력이면 국적을 불문하고 뽑아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일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 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인재에겐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 CD롬 제품을 개발한 팀에는 수억원대의 포상금이 주어졌다. ‘6 시그마’ 개념을 도입해 품질개혁을 이룬 부장급 직원은 상무로 발탁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구인회(具仁會) LG 창업주의 조카이자 구태회(具泰會) LG그룹 창업고문의 장남이다. 오너 경영인이지만 목에 힘을 주지 않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아래 위 사람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그는 농구 수영 등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아들과 길거리 농구를 즐기기도 한다. 바둑 실력이 아마 5단이어서인지 “멀리 보는 경영을 한다”는 평을 듣는다.

경기고,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73년 LG상사에 입사해 ‘LG맨’이 됐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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