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위스키 시장 ‘하이트 주의보’

  • 입력 2002년 9월 4일 17시 30분


하이트의 ‘맥주 신화(神話)’가 위스키로 이어질까.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스코트가 새 위스키를 발표하고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걸어 위스키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4일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하이스코트는 3일 새 위스키 ‘랜슬럿’을 시판하면서 2년 안에 위스키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하이스코트는 먼저 ‘랜슬럿’ 시판에 맞춰 주요 일간지 등에 전면광고를 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주류업체의 전면광고는 96년 OB맥주와 하이트맥주가 맥주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때까지만 해도 자주 등장했지만 이후 국세청 권고에 따라 주류업체들은 그동안 전면광고를 자제해 왔다.

하이트는 93년 하이트맥주를 시판했을 때도 한동안 주요 일간지에 2개 면에 걸쳐 전면광고를 싣는 파격 마케팅에 나서 결국 부동의 1위인 OB를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하이트맥주 김종수 마케팅부장은 “여론 주도층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열거나 실적이 좋은 도매상에게 해외여행의 기회를 주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스코트는 제품 포트폴리오도 철저하게 위스키 1위 업체인 진로발렌타인스를 겨냥해 구성했다.

하이스코트는 3일 ‘랜슬럿’ 12년산과 17년산 2종을 발표한 데 이어 11월경 21년산과 30년산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

12년산은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과 같은 수준의 가격을 책정했으며 17년산은 ‘발렌타인 17년’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26% 낮은 가격에 내놓았다. 21년산과 30년산은 ‘발렌타인 21년’및 ‘발렌타인 30년’과 정면 대결을 펼쳐 고급 위스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다는 전략.

올 들어 7월까지 업체별 위스키시장 점유율을 보면 진로발렌타인스가 34.5%로 가장 앞서 있고, 디아지오코리아(24.8%)와 하이스코트(14.7%)가 뒤를 쫓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하이트맥주의 막강한 영업력을 이용하는 하이스코트가 예상을 뛰어넘는 공세로 나오고 있다”며 “소비자의 반응을 점검한 뒤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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