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崔庚洙)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4일 대한상공회의소 조세금융위원회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02년 세제개편 내용 및 향후 정책방향’ 조찬세미나에서 “재계가 줄기차게 건의해 온 연결납세제도를 ‘준비되는 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중 정부안 나온다〓최 실장은 그러나 “연결납세제도는 지주회사 설립을 촉진하고 기업경영이 더욱 투명해지는 등 장점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세수(稅收)가 줄고 탈세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결납세제도의 타당성과 실시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고 회계법인에 요청해 연말까지 용역보고서를 건네받기로 했다”며 “이를 토대로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정부안을 마련하고 2004년쯤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같은 계열의 A, B사가 각각 5000억원의 적자와 6000억원의 흑자를 냈을 경우 6000억원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 하지만 연결납세제도가 도입되면 A, B사를 한 회사로 간주해 흑자분을 1000억원으로 계산해 이 흑자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
지주회사제도가 일상화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연결납세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을 하나로 묶어 세금을 매기고 있다.
▽세수 감소 크지 않다〓재경부 주영섭 법인세과장은 “계열사들을 연결해 세금을 매기더라도 중기적으로 세수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흑자를 낸 B사가 A사의 적자를 합쳐 당장 절세(節稅)할 수는 있지만, A사가 다음 회계연도에 흑자를 냈을 때 과거 적자액과 상계시켜 절세하는 ‘이월결손금 공제혜택’ 등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
고영채 회계사도 “세수결손은 당기(當期)에 그치는 사안”이라며 “여러 계열사가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은 연결재무제표에 더욱 큰 힘을 실어주게 된다”고 평가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연결납세제도 도입의 효과 | |||||||||||||||||||||||||||||||||||||||||||||||||
기업분할 여부 | 법인세 과표 | ||||||||||||||||||||||||||||||||||||||||||||||||
기업별납세제도(현행) | 연결납세제도(개선) | ||||||||||||||||||||||||||||||||||||||||||||||||
분할 전 | ·A부문-100억원 흑자·B부문-50억원 적자 | 50억원(100-50) | - | ||||||||||||||||||||||||||||||||||||||||||||||
분할 후 | ·A사-100억원 흑자·B사-50억원 적자 | 100억원(100+0) | 50억원(10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