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로크웰삼성 오라일리 대표이사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17분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젯밤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신 바람에….”

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톰 오라일리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대표이사(40ㆍ사진)가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말을 건넸다.

오라일리 대표는 98년 세계적인 산업자동화 업체인 로크웰오토메이션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해 지난해 4월 삼성전자 제어사업부와의 인수합병(M&A)을 이끈 미국인 CEO.

로크웰삼성은 이후 M&A의 성공 사례로 꼽히며 지난해 350억원, 올 9월까지 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침 이날은 M&A 후 처음으로 공동개발한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사람’ 얘기를 강조했다. M&A 후 이질적인 두 조직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도, 그 결과 새로운 조직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사람이었다는 것. 그가 소주와 갈비에 푹 빠지고 직원들과의 동아리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도 ‘사람’ 때문이었다.

-먼저 오늘 출시한 제품에 대해 얘기해 달라.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자동화 관련 모터제어장치인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디자인, 개발, 제조 등 전 과정을 거쳤다. 제품이 나오기까지 10개월이 걸렸는데 무엇보다 삼성과의 M&A로 얻은 시너지 효과덕이 컸다. 기존 삼성 멤버들의 작업 속도와 단가 절감 능력이 탁월해 미국에서라면 2년이 걸릴 작업을 단기간에 끝냈다.”

-최근까지도 국내에서 M&A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성공 조건은 무엇인가.

“사람이다. 특히 우리 같은 하이테크 회사는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 보상도 중요하지만 이질적인 두 그룹이 일하면서 동질감을 느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각 프로젝트에 양쪽 출신을 1 대 1로 배치하고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작업 능률은 물론이고 이직률도 제로에 가깝다.”

-한국에서 일하기는 어떤가.

“미국과 비슷한 것 같다. 한국 기업들은 협상에 능동적이고 직선적일 뿐더러 가슴이 열려있다.”

오라일리 대표는 코넬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85년 로크웰오토메이션 뉴욕에 입사, 일본 지사에서 5년을 보냈다. 주량은 측정 불가. 요즘 새로 가진 취미는 바다 낚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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