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오뚜기, 조흥화학 인수합병하나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45분


케첩과 마요네즈 시장의 최강자 오뚜기가 식품첨가물인 이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조흥화학을 흡수합병할지에 대해 증시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수합병설이 나온 13일 조흥화학은 상한가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합병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 업계에서도 당장 두 회사가 합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어디 어디가 합친다더라”하는 단기투자 관점에서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합병설의 진원지〓오뚜기 함태호 회장과 조흥화학 함승호 회장은 친형제 사이다.

그런데 공시에 따르면 함태호 회장은 최근 조흥화학 보유 지분을 8%대로 꾸준히 늘렸다. 오뚜기도 조흥화학 주식 지분 12.76%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흥화학이나 함승호 회장은 그동안 지분 방어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점이 합병설의 원인이 됐다.

조흥화학은 올해 2·4분기(4∼6월)까지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장사는 신통치 않았다는 의미. 반면 유동자산은 534억원이나 될 정도로 현금이 많다.

오뚜기는 정 반대다.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갑절로 늘었지만 부채가 2269억원으로 많은 편이다. 장사는 잘하는데 빚이 많은 회사(오뚜기)와 장사는 못하지만 돈이 많은 회사(조흥화학)가 합치면 두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합병설의 근거.

▽투자 포인트〓증시에서는 보통 인수합병설이 나오면 합병되는 쪽의 주가가 급등한다.

양쪽이 지분 경쟁을 시작하면 자연히 서로 조흥화학 주식을 더 사겠다고 나서게 된다. 주식 수는 제한돼 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13일 조흥화학이 상한가를 친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합병설은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 합병이 아니더라도 이미 조흥화학의 대주주는 사실상 오뚜기 함태호 회장으로 두 회사는 ‘한 회사’나 다름없다.

따라서 두 회사가 합치더라도 지분 경쟁을 통한 적대적 합병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이번주 초에 두 회사가 조회공시를 통해 합병설을 공식으로 부인한다면 두 회사는 규정상 앞으로 6개월 동안은 합병을 추진할 수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합치는 게 양측 모두에 바람직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합병이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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