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자 "돈 좀 빌려주세요"

  • 입력 2002년 9월 22일 17시 34분


비(非)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동부전자가 은행권에 자금 지원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나 주채권은행(산업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동부전자의 수익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외자유치로 자본금을 확충하고 아남반도체와의 생산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태.

▽경쟁이 치열해진 비메모리 시장〓비메모리 산업은 대만이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나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공장가동률은 30∼40%에 불과하다.


중국도 비메모리를 핵심 산업으로 정하고 상하이에 대규모 설비를 지을 예정.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연간 4조원 투자를 계획하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부전자의 웨이퍼 생산량은 월 5000장으로 손익분기점인 2만장에서 한참 모자란다. 동부는 아남반도체 인수 후 연말까지 생산량을 2만장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은행권, 추가대출 어렵다〓동부전자는 한 달전 수출입은행에 반도체설비 수입자금 1억달러 대출을 신청했다. 수출입은행은 그러나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수익을 내기 전까지 변수가 많다”며 거절했다.

동부전자는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들을 상대로 계속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미 신디케이트론으로 3500억원을 지원해 추가대출은 어려운 상태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설비투자 자금을 계열사 매각이 아닌 외부차입금에 의존하고 있어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아남반도체 인수발표 이후 신용평가사들이 동부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낮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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