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고배당株 하락기에도‘든든’

  • 입력 2002년 9월 25일 18시 16분


‘높은 배당은 주가 하락을 막는 안전벨트.’

하락장일수록 고배당 기업의 진가가 나타나는 법. 최근 휘청거리는 증시에서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내수 우량주들이 탄탄한 주가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끈다.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봐야 기껏 6, 7% 배당금 챙기는 건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냐”는 생각은 큰 오해.

고배당 기업의 진짜 장점은 ‘배당금 몇 푼’이 아니다. 고배당 기업 주가는 높은 배당 덕에 일정 수준 이하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고배당 기업을 믿고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다. 장기투자자들이 고배당 기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배당 기업의 선전〓최근 6일(거래일 기준) 동안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8%가량 폭락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우량주 비우량주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시가 대비 6, 7%대의 높은 배당을 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31년 연속 배당을 자랑하는 신영증권, 올해 액면가 대비 30%의 배당을 약속한 한국가스공사, 시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7%가 넘는 동일방직과 SK가스 등이 모두 주가가 조금 올랐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투자자의 벗, 배당〓고배당이 왜 주가의 안전벨트 역할을 할까.

현재 주가 1만원, 주당 배당금이 700원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배당수익률은 시중금리보다 높은 7%다.

그런데 주가가 20% 하락해 8000원으로 떨어졌다. 보통 단기투자자들은 주가가 원금에서 20% 정도 떨어지면 추가 하락을 우려해 주식을 팔아버린다. 이른바 ‘손절매’를 하는 것.

그러나 고배당 기업에 투자한 장기투자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주가가 8000원이 되면 배당수익률이 오히려 8.75%까지 올라간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배당금을 노린 투자자들이 모여든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오히려 투자 매력이 커지는 게 고배당 기업의 특징이다. 특히 12월 결산법인 배당결산일(12월 말)이 가까워지는 9월 이후 이런 현상은 더 강해진다.

장기투자자들이 고배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손절매를 하지 않고 오히려 과감히 추가 매수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배당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현금 흐름이 좋고, 오랫동안 꾸준히 높은 배당을 해온 기업은 최적의 장기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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