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일수록 고배당 기업의 진가가 나타나는 법. 최근 휘청거리는 증시에서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내수 우량주들이 탄탄한 주가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끈다.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봐야 기껏 6, 7% 배당금 챙기는 건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냐”는 생각은 큰 오해.
고배당 기업의 진짜 장점은 ‘배당금 몇 푼’이 아니다. 고배당 기업 주가는 높은 배당 덕에 일정 수준 이하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고배당 기업을 믿고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다. 장기투자자들이 고배당 기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배당 기업의 선전〓최근 6일(거래일 기준) 동안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8%가량 폭락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우량주 비우량주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시가 대비 6, 7%대의 높은 배당을 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31년 연속 배당을 자랑하는 신영증권, 올해 액면가 대비 30%의 배당을 약속한 한국가스공사, 시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7%가 넘는 동일방직과 SK가스 등이 모두 주가가 조금 올랐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투자자의 벗, 배당〓고배당이 왜 주가의 안전벨트 역할을 할까.
현재 주가 1만원, 주당 배당금이 700원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배당수익률은 시중금리보다 높은 7%다.
그런데 주가가 20% 하락해 8000원으로 떨어졌다. 보통 단기투자자들은 주가가 원금에서 20% 정도 떨어지면 추가 하락을 우려해 주식을 팔아버린다. 이른바 ‘손절매’를 하는 것.
그러나 고배당 기업에 투자한 장기투자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주가가 8000원이 되면 배당수익률이 오히려 8.75%까지 올라간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배당금을 노린 투자자들이 모여든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오히려 투자 매력이 커지는 게 고배당 기업의 특징이다. 특히 12월 결산법인 배당결산일(12월 말)이 가까워지는 9월 이후 이런 현상은 더 강해진다.
장기투자자들이 고배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손절매를 하지 않고 오히려 과감히 추가 매수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배당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현금 흐름이 좋고, 오랫동안 꾸준히 높은 배당을 해온 기업은 최적의 장기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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