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면 오른쪽 6분의 1을 가리자 페이지에 남은 것은 아기를 꼭 껴안고 자는 아버지뿐이다.
아이의 기저귀와 아버지의 청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독자들은 패션 광고(청바지) 또는 유아용품(기저귀) 광고쯤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기 위에 적혀 있는 작은 글자를 보면서 독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번진다.
자동차 휠(wheel)과 도로(road)가 아버지와 아기의 관계만큼 푸근하고 안락하다는 아이디어는 독자의 머리에 강하게 남는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자동차와 도로의 관계를 더욱 ‘뜨겁게’ 표현했다. 서로 웃음을 나누며 껴안고 있는 남녀 연인과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그들의 입술 위에 ‘휠’과 ‘로드’가 쓰여져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 아우디의 자동차설계 기술인 ‘콰트로(quattro)’는 트럭이 아닌 승용차에 적용된 4륜 구동 기술. 일반 승용차의 2륜 구동과 달리 아우디의 네 바퀴는 모두 도로와 교감하며 달린다.
젖은 노면, 자갈, 눈길, 빙판 등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아우디의 특별한 능력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진보를 거듭했지만 1980년에 첫 선을 보였고 그 기능적인 혜택은 이미 다 알려져 있다.
20년 이상 알려져 온 명백한 기능을 차와 도로의 ‘관계(relationship)’라는 컨셉트로 접근한 점이 독특하다.
더욱이 이 관계를 차나 도로가 아닌, 사람으로 나타낸 점에서 이 광고는 더욱 빛이 난다.
사람들의 관계 위에 바퀴와 도로라는 작은 글자로 자동차 광고임을 드러낸 뒤 오른쪽의 작은 자동차 사진과 카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차와 도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사이, 또 뭐가 있을까?
박영미 웰콤 2본부 AE 차장 amyp@welcomm.co.kr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