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쌍용차 몸값올려 새 활로 찾는다

  • 입력 2002년 10월 2일 18시 54분


지난달 30일 대우자동차의 정리계획안이 통과된 뒤 국내 자동차업계의 마지막 미결 과제인 쌍용자동차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쌍용차는 1999년 8월 3조441억원(99년 12월 기준)의 빚을 안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지금까지 1조3318억원의 빚을 출자형식으로 바꾸었지만 아직도 쌍용차의 부채는 1조7350억원(올해 6월 기준)에 이른다.

쌍용차의 최대 이슈는 하이닉스반도체와 같이 ‘매각이냐, 독자생존이냐’는 것. 쌍용차와 채권단의 기본적인 방침은 매각이다.

2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기업금융 컨설팅사인 ‘인베스투스 글로벌’과 계약을 하고 자사의 경영전반과 매각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인베스투스는 다음달 말쯤 경영상태 진단결과를 내놓는다.

쌍용차는 5월 프랑스 자동차회사인 PSA그룹(푸조, 시트로엥) 경영진을 국내 공장에 초청해 인수하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자동차업계의 과잉생산이 이어지고 있어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 없는 한 쌍용차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일단 매각주간사 삼정KPMG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내년 8월경까지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벌일 계획이다.

더욱이 쌍용차는 최근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매각을 위한 몸값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쌍용차 소진관(蘇鎭琯) 사장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 2조3000억원보다 47.8% 늘어난 3조4000억원, 순이익은 12배 이상 늘어난 최소 2000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선보인 국내 첫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인 ‘무쏘스포츠’의 계약대수가 2일 현재 1만9000여대로 올 연말까지의 판매 목표 7500대를 갑절 이상 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무쏘나 이스타나 생산라인을 활용, 무쏘스포츠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차는 또 2004년까지 자사의 디젤엔진 생산규모를 현재의 연간 17만대에서 37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채권단으로부터 투자비 1996억원을 승인받았다.

이 밖에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레저용차량(RV)전문생산업체들과 합작공장 설립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무쏘의 경우 이미 올해 초 쓰촨(四川)성에 위치한 ‘성도신대지 기차유한공사(成都新大地汽車有限公司)’와 현지조립 생산계약을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의 경영성과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채권단이 가진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기업개선 작업 과정

시기

내용

1999년8월

기업개선작업 대상업체로 선정

12월

1차 기업개선작업 약정 체결

2000년2월

자본감소 3460억원→744억원

3월

채권단 1160억원 출자전환

4∼11월

대우차와 일괄매각 추진→중단

12월

기업개선작업 추가 약정서 체결

2001년9월

제3자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

12월

2차 기업개선작업 약정 체결

2002년

1∼3월

채권단 1조2158억원 추가 출자전환

4월

관리종목 지정해제

5월

자본감소 결의(5조7220억원→5722억원)

6월

1∼6월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영업이익 1570억원,

순이익 1204억원)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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