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품생산社 광고 제품서 이미지로

  • 입력 2002년 10월 3일 17시 56분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부품업체들이 최근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광고를 늘리고 있다. 요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현대 모비스(왼쪽)와 포스코 기업 이미지 광고. 사진제공-현대모비스.포스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부품업체들이 최근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광고를 늘리고 있다. 요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현대 모비스(왼쪽)와 포스코 기업 이미지 광고. 사진제공-현대모비스.포스코
‘디지털 세상을 보여주는 창.’(삼성SDI) ‘인사이드 유어 카.’(현대모비스)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포스코)

이 세 광고카피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세 광고의 광고주들이 모두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팔지 않는 중간재, 또는 생산재 생산업체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기업이면서도 유독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던 이들 기업은 최근 적극적인 기업 이미지 높이기 전략을 구사, ‘기업 몸값 제대로 받기’를 시도하고 있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휴대전화용 액정화면 등 디스플레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삼성SDI는 7월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월드컵 가수’ 윤도현을 내세운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경영홍보팀 배홍규(裵弘奎) 상무는 “30년째 각종 디스플레이를 생산해온 이 분야 세계 1위의 전자부품 업체인데도 회사의 ‘정체’를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광고를 내보낸 뒤 인지도가 대폭 개선되면서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우수인력 확보에도 큰 효과를 얻을 듯하다. 최근 한 인터넷 취업정보사이트가 구직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취업선호도 조사에서 10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을 제치고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올랐던 것.

2000년 11월부터 TV와 인쇄매체에 광고를 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도 마찬가지. 특히 올 7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광고는 승용차의 내부 부품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최첨단 모듈카’를 앞세워 첨단 부품업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경영지원본부의 김진성(金振成) 상무는 “자동차 산업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전까지 자동차 부품산업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았다”면서 “50% 수준이던 기업인지도가 광고이후 80%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2년전 5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최근 5∼6배로 뛴 것도 브랜드 가치 상승의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목가적인 서양의 시골 풍경을 통해 철(鐵)의 소중함을 넌지시 보여주는 포스코의 광고도 잔잔한 반향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 김상영(金祥英) 홍보실장은 “수익성 세계 1위 철강업체인 포항제철의 이미지가 ‘굴뚝산업’을 떠올리는 보수적인 기업으로 굳어져 있어 2000년 6월부터 8편의 광고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면서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대부분이 입사동기로 ‘좋은 기업이미지’를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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