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메이드 인 DPRK車 韓-美에 수출계획"

  • 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43분


“앞으로 15년 내에 북한이 만든 자동차가 미국에도 수출될 것입니다.”

7일 평화자동차 박상권(朴相權·51·사진) 사장은 최근의 북한 방문 성과를 이렇게 말했다.

평화자동차는 올 4월 북한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완공,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첫 작품은 배기량 1600㏄ 소형차 씨에나. 차 정면에는 피아트 엠블럼이 있지만 뒷면 중앙엔 한글로 ‘휘파람’이라는 브랜드가 크게 붙어 있다.

통일그룹 계열인 이 회사는 1997년 북한 ‘조선연봉총회사’와 지분을 7(평화자동차) 대 3(조선연봉총회사)으로 투자, 북한 남포공단 7000여평 부지에 공장을 세웠다.

“최근 몇년 사이 북한 내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위층도 자동차산업에 관심이 크고요.”

박 사장은 씨에나 다음 모델인 ‘디블로’의 북한 내 브랜드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지어줬다고 전했다.

지난달 열린 평양 국제기술 및 하부구조 전시회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용순 위원장이 평화자동차 부스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앞으로 피아트가 아닌 자체 브랜드로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북한산 자동차를 수출할 예정이다.

“평화자동차는 북한의 첫 번째 ‘재벌’이 될 것입니다.”(웃음)

박 사장은 최근 신의주 경제특구와 인접한 중국 단둥(丹東)에 대형 음식점 설립도 준비중이다.

“신의주 특구보다 북한 최고위층의 변화된 마인드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내가 북한에 식당 겸 주유소를 세우겠다고 하니까 김용순 위원장이 ‘이왕이면 이탈리아 식당을 차려 보라’고 하더군요.”

박 사장은 평화자동차 외에도 미국에서 작은 식당부터 자동차 수입업체까지 사업체 1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영어와 일본어에도 능숙한 그의 최대 장점은 자신 있는 태도와 힘있는 목소리.두 차례의 서해교전 등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그의 추진력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그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미국에 건너갔다. 취미는 골프와 낚시.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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